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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8-07 10:17
가족간의 돈거래도 확실히 합시다.
 글쓴이 : 함정웅
조회 : 4,320  
흔히 가족 간 금전거래를 할 때는 '가족'이라는 것이 곧 신용이 됩니다. 굳이 가족 간에 돈을 빌려주거나 갚으면서 야박스럽게, 차용증을 작성하거나 꼭 갚겠다는 '혈서(?)'를 쓸 필요는 없는 것이 보통이지요.
하지만,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는 말이 있듯이 무심결에 행한 금전거래가 후일 예상치 못한 '날벼락'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도 있으니, 기왕이면 가족 간 금전거래라도 최소한의 증거자료는 남겨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최근 조세심판원으로부터 세금부과 취소 결정문을 받아든 한 남매의 사례가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형제는 도대체 어떤 형태로 금전거래를 했길래, 국세청으로부터 세금을 두들겨 맞게 된 것일까요.
□ "이것은 명백한 '증여'다!?" = 우애가 각별한 이 남매(편의상 오빠 A, 동생 B) 세금날벼락을 맞게 된 사연이 참으로 기가 막힙니다.
지난 2008년 9월 오빠 A는 동생 B의 통장에 일정액의 돈을 송금했습니다. 한 달이 지난 후 동생 B는 오빠 A의 통장에 돈을 송금했습니다. 오빠 A는 동생 B가 보낸 돈을 인출해 이듬해 2월 서울의 한 부동산(299.54㎡)을 취득했습니다.
문제는 국세청이 2011년 6월 A의 부동산 취득 자금에 대한 자금출처 조사를 하면서부터. 국세청이 조목조목 뜯어보니 부동산 취득 자금이 2008년 10월 B가 보낸 돈에서 한 달 전 자신이 동생 통장에 넣은 금액을 뺀 돈이었던 사실을 찾아냈습니다.
이에 국세청은 형제가 서로 돈을 증여했다고 판단, A에게 증여세 8600여만원을 부과했습니다. 국세청이 거액의 세금을 부과했으니, A가 펄쩍 뛴 것은 당연한 수순. A는 조세심판원에 불복을 제기하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 "형제끼리 돈 빌리면서, 차용증까지 써야 합니까?!" = A는 "쟁점 부동산을 취득해 양도하면 어느 정도의 양도차익이 생길 것을 예측하고 B에게 양도차익 50%를 주기로 구두 약정한 뒤 돈을 빌렸다"고 주장했습니다.
A는 이어 "이를 명백하게 하기 위해 예금이체 방식으로 돈을 빌렸고 서로 믿고 의지하는 남매지간이라 금전소비대차계약서 등을 작성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며 "원금과 이자를 제때 주지 못한 이유는 갑작스런 부동산 경기침체로 쟁점 부동산이 안 팔렸기 때문"이라고 항변했습니다.
금전소비대차계약서와 이자지급증빙 및 담보제공 사실이 없다는 이유만 가지고 이 돈을 동생으로부터 증여 받은 것으로 판단해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국세청은 "청구인(오빠 A)은 단지 빌렸다는 주장만 할 뿐, 금전소비대차 또는 공동투자 형식으로 쟁점 부동산을 취득했다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 증빙을 제시 못하고 있다"며 "이자도 주지 않고 이자 줄 능력도 안 되는 것으로 보아 명백한 증여"라고 반박했습니다.
팽팽한 양측의 주장을 꼼꼼히 따져본 심판원은 결국 형제의 손을 들어주게 됩니다.
□ 심판원, "세금부과 잘못됐다" = 심판원은 결정문을 통해 "여러 정황상 직계존비속이 아닌 남매지간에 특별한 이유 없이 쌍방증여를 했을 가능성은 적고, 동생 B가 돈까지 빌려가며 오빠에게 증여할 개연성은 더욱 희박한 것이 사회통념에 부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심판원은 "동생 B는 과거 10년 동안 8차례의 부동산 거래를 하는 등 부동산 거래에 대한 경험 및 식견이 있어 보이는 만큼 오빠의 말을 믿고 부동산 취득자금을 빌려줄 개연성이 크다"라며 "여러 정황상 금전소비대차임에도 이를 증여로 판단해 과세한 처분은 부당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비록 억울한 세금을 피하기는 했지만, 부동산 투자를 위해 동생에게 돈을 빌려쓴 오빠 A는 큰 '깨달음'을 얻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형제든 남매든 가족간 금전거래를 할 때는 확실한 '물증'을 남겨놓고 해야 한다는 야박하지만 현실적인 진리를 말입니다.
비단 이 진리는 이들 남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지금은 아니지만 잠재적 금전거래의 대상인, 대한민국의 모든 평범한 가족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참고 심판례 : 조심2012서304